이제 국적기에서 좀 탈피해보려고, 어차피 직항이 가는 동네가 아니라면 갈아타야하니까 아예 외국 항공사를 이용해보기로 했었다. 원래 7월 초에 바르셀로나를 다녀와야해서 터키항공 홈페이지에서 이스탄불을 거쳐가는 편으로 예매를 했는데 터키항공을 고른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고 인천에서 출발하는 시각이 저녁 늦게여서 내 일정하고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메르스 사태로 취소를 하려고 홈페이지에서 Cancellation을 누르면 "여기서는 안되고 사무소에 연락해보셈" 이런 메시지를 띄운다. 그리고 터키항공 서울사무소는 절대로 통화 연결이 안된다. 몇일동안 거의 스팸전화 거는 수준으로 걸어보는데 몇분정도 신호음이 들리다가 끊어지기 반복. 차라리 통화중이면 바쁜가보다 생각이 들텐데 이건 뭐 얘네는 근무하는 직원이 있기는 한 걸까? 궁금해져서 결국 사무소 주소를 찾아보고 직접 가서 해결하기로 했다. 실은 몇명 안되는 직원이 쉴새없이 전화받느라 바쁜 그런 모습을 상상했다.
서울시청앞에 터키항공 사무소가 있는데 직접 찾아갔더니 전화는 그냥 안받거나 끊어버린 상태인 모양으로 넓직한 공간에 다들 여유있고 편한 풍경이다. 예약 취소와 환불에 대해 문의했더니 그건 터키에 있는 본사에서만 가능하다고 한다. 헐... 직접 터키로 내가 전화해서 환불을 요청하라고 하는데 그럼 내가 직접 얘기할테니 전화룰 걸어달라고 하니 "저희 회사는 국제전화가 안되어서요... 죄송합니다" 그런다. 다국적 항공사에서 국제전화가 안된다고? 더 얘기해봤자 얘네 방침이 이런가보구나 싶어 그냥 나왔다. 터키로 전화해서 수없이 반복하는 시도 끝에 통화가 연결되었으나 환불까지의 험난한 과정이 또 기다리고 있었다. 그냥 얘네는 이러다 망하라고 내버려둘란다. 그리고 내 생애 절대로 터키항공은 탈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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