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하루 묵게 된 인천 하얏트호텔 조식뷔페에서 든 생각. 이 호텔은 갈수록 동네 모텔만도 못하게 후져진다는 생각인데 호텔은 그대로인데 내 눈이 높아지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오늘은 다른 얘기로. 여러 종류의 잼과 설탕 등등이 테이블에 올려져있는데 십수년전에 외국의 호텔에서 이 모습을 보고는 이 귀한 걸 그냥 늘어놓다니, 누가 다 가져가면 어쩔라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실제로도 나는 몇개 슬쩍해서는 집으로 가져와서 자랑스럽게 꺼내놓았던 시절이 있었다.


세상은 빠르게 달라졌고, 특히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눈부시게 잘살게 되었다. 그런데도 못살던 시절을 모르는 젊은 세대는 배가 불렀는지 이 나라는 왜이렇게 후치냐고 아우성이고, 이만큼이라도 만들어준 선대에게 전혀 감사할 마음이 없다. 참으로 뻔뻔스러운 일이다. 경기는 불황에 다들 못살겠다고 하지만 주말의 인천공항은 놀러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고, 너도나도 최신 스마트폰을 월 십만원씩 내어가며 들고다닌다.


내 경우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당시를 돌아보면 내 이름으로 된 서른평 아파트에 소형차 하나만 있어도 세상은 정말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골프장 입구를 들락거리는 시커먼 고급차들을 바라보면서 도대체 어떤 성공한 인생들이길래? 하며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십년뒤 그 이상을 이루게해준 이 직장과 선배들에게 (이상하게도) 별로 고마운 생각이 들지 않으니 나도 남보고 뭐라할 자격은 안된다. 그래도 여전히 앞날이 불투명한 세상의 시스템에 불안하여 그런 소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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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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