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방은 못봤지만 화제가 되고있다고 해서 sbs 스페셜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라는 프로를 보았다. 엄청난 스펙을 쌓아가지고 너무너무 힘들게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취업을 했으나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의 이야기였다. 기성세대니까 나는 그저 저게 무슨 인생과 재능의 낭비냐 그런 생각부터 했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지방대학을 나와서 첫 직장에서 나름 만족하면서 잘 지내다가 (그 시절에는 거기가 내 수준에 올라갈 수 있는 최고점이라고 생각했고, 행복하게 잘 지냈었다) 지금 직장으로 옮기게 된 주된 이유는 성공한 맛을 느껴보고싶었던 탓이 컸다. 내가 열심히 해도 성장의 한계가 있을 조직에서 벗어나 거기 속해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성공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사실에 혹했다.
지금도 나름 성취감을 느끼고 산다. 보상도 적절하고, 외부의 접대를 받거나 내 법인카드로 고기도 실컷 먹는다. 그러면서 주변에서는 다들 내가 가족에게도 잘하는 것으로 봐준다. 솔직히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아니다. 내 성취감과 점차 상승하는 권력, 놀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입과 그래도 별로 걱정되지 않는 노후, 그리고 얼마나 노력하셨으면 이정도나~ 어쩌고 하는 주변의 칭찬. 사실은 인복과 시기를 잘 타고난 덕일텐데도 그렇다. 요즘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는 기득권으로 보일만도 하다. 이제 우리가 누렸던 풍요와 성취감은 바라기 어려운 상황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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