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으로 적는 이야기. 인천공항의 제2 터미널이 개장한 2017년 1월 18일에 대한항공을 타고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참고로 나는 스카이패스 프리미엄 tier라서 이전에는 대한항공을 타면 일등석 카운터에서 체크인하고, 일등석 라운지에 입장할 수 있었다. 뭐, 프라이어리티 승객을 위한 패스트트랙을 운영하지 않는 인천공항이니까 대단한 혜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 인천공항이 개장하고 수년간은 전세계 어디보다도 훌륭한 공항이었다. 빠른 수속과 일처리에 다들 친절하고 정확했다. 유럽이나 미국의 분통터지게 어설픈 공항시스템은 접어두고라도 훌륭하다고 다들 칭송하던 홍콩이건 싱가포르건 인천공항을 따라올 곳이 없었다.



1. 개장 첫날에 제2 터미널로 가자니 인천대교를 건너서도 꽤나 멀리 간다. 하도 많이 가본 인천공항이라 톨게이트를 지나면 이제 도착하겠거니 짐작하는데 한참을 더 가려니 (비록 차로 십여분이었지만)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뭐 익숙해지면 될 문제다.

2. 대한항공과 스카이팀의 몇몇 항공사만 쓰는 터미널이라 거의 독점인 셈인데 일등석과 프레스티지, 모닝캄 프리미엄/밀리언마일러 카운터를 A 섹션으로 몰아놓았다. 일등석 승객은 카운터를 이용하지 않고 따로 체크인 라운지를 만들어놓았는데 마치 가건물이나 천막집같이 생긴 곳으로 들어간다. 안에서의 서비스야 당연히 좋을 것이고, 일등석을 끊은 입장이라면 남들과 섞이지 않고 차별화된 대접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니 옳은 변화인데 가만 보니까 그 라운지가 안쪽으로 이어져있지가 않아서 체크인을 마친 일등석 승객은 다시 라운지를 나와서 짐검색하는 줄을 선다 (따로 비공식적으로 승무원들 들어가는 쪽으로 안내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프레스티지 티켓을 구입한 모닝캄 프리미엄 승객인 내 경우는 어떠했을까? 전에는 일등석 카운터로 갔었는데 이제는 그저 프레스티지 카운터에 줄을 선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승객이 꽤나 많아서 긴 줄에 서있자니 차라리 카운터 갯수가 많은 이코노미석 쪽으로 갈걸 그랬다는 생각도 들었다.

3. 짐검색(과 몸수색)은 여전히 오래 걸리고 피곤하다. 이제는 전신 스캐너도 도입해서 익숙하지 않은 승객들로 더 시간을 잡아먹는 것 같다. 짐검색을 마치면 출국수속인데 자동출입국심사가 줄이 더 길다.

4. 일등석 라운지가 아니라 나같은 경우를 위한 "마일러" 클럽이라는 라운지가 하나 더 생겼다. 어차피 대한항공 라운지는 시장바닥같아서 담배나 피우면서 시간때우는 곳이었는데 이제 흡연실도 없다. 라운지 외부의 흡연실도 몇개 없어서 꽤 걸어갔다와야한다.



마침, 싱가포르 창이공항도 작년말에 제4 터미널을 개장해서 대한항공이 그쪽으로 도착하고 출발한다. 일단 인테리어가 인천공항보다 한수 위였고 (위의 사진들), 여기는 외국인들도 자동화기기로 출입국 수속을 한다 (기계의 반응속도도 인천공항보다 빨라서 거의 지문을 대자마자 문이 열리는 수준). 여기도 라운지에 흡연실을 없었으나 라운지 바로 입구에 하나 있었으니 불만이 없다. 인천공항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입장에서 생각하자면 좀 더 고민하고 노력해주었으면 한다. 한편, 이제 대한항공말고 인천공항 제1 터미널을 이용하는 항공사로 옮겨가볼 생각도 든다.



WRITTEN BY
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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