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식 중형차를 몰다가 최근 사고로 대차받은 제네시스 G80을 몇일 몰았다. 오래된 차를 타고있어서 싫증이 난 상태여서인지 몰라도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제네시스라는 차가 정말로 좋은 것인지, 지난 십년간 자동차가 많이 발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에 일본차, 독일차를 몰아보기도 했던 내 경험으로는 많이 실망했었던지라 (기대에 비해 별로네, 이럴바에는 현대차가 차라리 싸기라도 하겠네 식...) 외제차에 대한 환상은 내게 없다. 차라는 것이 그저 나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외제차를 탄다는 괜한 자부심을 뺀다면 내부나 편의시설은 현대차가 최고다) 지금 타고있는 차에 대한 정이 떨어져버렸다.
그러고 보니까 주차장에도, 길에도 제네시스가 정말 흔하게 보인다. 마치 십년전에 쏘나타 수준으로 흔하다. G330도 있고 G70도 있겠지만 비슷하게 생긴 차들이 엄청 많이 돌아다닌다. 사람들 돈 많네 이런 생각보다도 내가 너무 없이 사나보다 괜히 기가 죽는다. 가격을 검색해보니 G80 최고급형에 옵션을 다 붙이면 벤츠 뺨치게 비싼데 정말 많이들 타고 다닌다. 물론 골프장에 가보면 이 나라에 굴러다니는 외제차, 에쿠스 등은 다 여기 모아놨나 싶게 흔하지만 아무튼 그럭저럭 사는 40대, 50대라면 제네시스 정도는 타는가보다 싶을 정도다. 물론 실상은, 우리나라 최저 소득이 백만원을 간신히 넘고, 그나마도 번듯한 직장도 구하기 어렵다지만 약간의 여유만 있어도 5,6천만원짜리 차를 사서는 끌고다니는 것이다. 아무튼 나도 차를 바꾸고 싶어졌다. 그저 남이 하면 다 부럽고, 남이 가지면 나도 갖고싶은 사람이라서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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